완연한 봄이 내려앉은 4월 어느 날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춘마곡추갑사를 실천하였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온 세상이 화려해지는 봄철 대표 여행지로 마곡사를 콕 짚어 추천하는 것일까?. 산이 봄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4월 초 계룡산, 동학사, 공산성, 공주박물관 등 공주의 대표 관광지는 물론이요 여러 번 찾았던 갑사와 달리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마곡사의 봄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마곡사의 봄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 공주 마곡사


▲ 마곡사 가는길

마곡사는 큰 도로를 벗어나 작은 길로 구불구불 한참을 달려갑니다. 마곡사관광지가 시작된 후에도 차도는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초입 주차장에 주차 후 도보로 찾아가길 추천합니다. 계곡 옆으로 걷기 편한 데크길이 사찰까지 이어지는데 너무도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경쾌하고 유초록 잎 사이로 산벚꽃이 화려합니다.


▲ 마곡사 일주문



공주 마곡사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지장이 창건하였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의 본사로 약 70여 개의 말사를 관리합니다. 마곡사가 위치한 곳은 물과 산의 형세가 태극형으로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의 하나로 꼽혀집니다. 임진왜란과 6.25 당시에도 완전히 소실되는 아픔은 피해 갔다 합니다.

사찰 초입부터 눈부신 풍경을 보여주던 사찰은 경내에 들어서며 더욱 화려해집니다. 태화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극락교 아래로 넓게 이어지고 사찰 곳곳으로는 연둣빛 나무와 연분홍 산벚꽃이 파스텔 풍경을 완성하였습니다. 나무와 봄꽃들의 아름다움이 빼어납니다.




▲ 마곡사 남쪽 권역 수행도량


▲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공주 마곡사 해탈문

사찰은 태화산 기슭으로 형성된 분지 형태의 벌판에 남쪽과 북쪽 2개의 권역으로 이어집니다. 극락교를 사이에 둔 독립 형태로 해탈문으로 시작되는 남쪽은 수행공간, 대웅보전, 대광보전, 오층 석탑이 있는 북쪽은 기도 도량입니다. 마곡사의 정문으로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를 들어들어가 해탈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해탈문과 천왕문을 통과하여 극락교를 건넙니다.


▲ 공주 마곡사 천왕문



마곡사는 명성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창건 당시에는 30여 칸의 대사찰로 한때 승려가 천명에 이를 정도로 번성하였다는데 현재는 남원과 북원을 합쳐 대략 10여 채의 건물로 구성되었습니다. 하지만 태화산의 넓은 능선과 계곡과 함께하며 규모에 비해 크고 넓고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백범길, 명상 산책길,송림숲길 3코스의 마곡사 솔바람길도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마곡사는 사찰 한가운데로 계곡이 관통하고 높지도 낮지도 않고 적당한 태화산의 능선이 감쌉니다. 먼 능선부터 가까운 계곡 수변까지 아름다운 대자연이 사찰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풍경입니다. 각각의 전각 주변으로 짧은 산책로도 있어서는 사색과 여유 속에 대자연을 만끽하게 됩니다.


▲ 공주 마곡사 연등 장식된 극락교


▲ 마곡사 범종각

태화산에서 내려온 물길이 형성된 계곡 주변으로 내려앉은 봄 풍경은 극락교를 건너며 부처님 오신날로 순간 이동을 합니다. 오층석탑이 있는 대웅보전 앞마당으로 화려한 연등이 걸렸습니다. 스님들 또한 분주하게 움직여서는 큰 행사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북쪽 권역에서는 풍경에 취해 잠시 잊고 있던 사찰의 역사와 보물 탐방을 하게 됩니다. 총 4점의 보물 중 3점이 밀집되었고 응진전, 관세음보살 김구선생이 머물렀던 전각도 있습니다.





 연등 사이로 어렵게 모습을 드러낸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입니다.
보물로 지정된 고려 말기의 석탑으로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세워졌네요, 다보탑이라고도 불리며 2층 기단 위에 5층의 몸돌을 올린 후 머리장식이 되었습니다. 라마탑에 보이는 풍마등 머리장식이 특별하였으며 오랜 세월에 비해 보존 상태는 양호합니다.


▲ 보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두 번째 보물 마곡사 대광보전입니다, 약 1m의 자연석 기단 위에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다포식 팔작지붕입니다. 넓은 지붕을 받쳐 무게를 분산하는 공포가 화려합니다. 대웅보전과 함께 마곡사의 본전으로 임진왜란으로 불 타 없어진 것을 정조 9년에 다시 지어졌네요.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졌고 후불탱화 영산회상도가 봉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깜짝 놀라게 되는 유물이 있었으니 대광보전 후불벽 뒷면의 벽화 백의관음보살도였습니다. 다른 기둥보다 높이 세운 기둥 사이로 한지를 여러 겹 발라 화면을 마련한 뒤 그 위에 백의를 걸치고 암석 위에 앉아계시는 관세음보살이 그려졌습니다. 실내 촬영이 금지여서는 카메라 속에 담지 못하고는 눈으로만 한참을 담았습니다.


▲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

대광보전 옆으로 김구선생이 머물렀던 작은 전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자 독립운동가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후 은거할때 잠시 출가 수도하였었네요, 조국 광복 후 다시 찾았을 때 심은 향나무 당시 걸었던 숲길 등이 전각과 함께 보존됩니다


▲ 백범 김구가 머물렀던 전각





오색찬란한 연등 터널을 지나 대웅보전에 이르렀습니다. 역시나 보물로 대광보전과 마찬가지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조선 효종 2년인 1651년에 각순대사에 위해 중수되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2층 건물 형태로 크고 화려하였으나 내부는 하나의 건물입니다. 석가모니불과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불이 모셔졌습니다. 기품과 위엄이 느껴지는 전통 목조건축물 양식입니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대웅보전에서는 사찰 전각이 모두 내려다보이는데 단 한 건물만이 올려다 보였습니다. 건너편 산중턱에 자리 잡은 산신각이었습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로 위치하였습니다.


▲ 보물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


▲ 산중턱에 자리잡은 산신각

 남쪽과 북쪽 권역에 이어 넓은 계곡을 건너 3번째 권역으로 향합니다.
성보박물관입니다. 봄빛 사이로 돌다리와 연등이 아름답습니다. 삼국시대부터 불교가 정착되었던 역사적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재 중 80%가 불교문화재라고 합니다. 오랜 역사의 사찰에는 성보박물관이 있어 그러한 문화재를 보호 관리합니다. 마곡사 성보박물관은 1995년에 세워진 후 2019년 10월 현재의 모습으로 재개관하였습니다.






▲ 성보박물관 권역 전경

성보박물관에는 마곡사의 풍수 및 배치 역사가 소개되고 국가 및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 22건을 포함하여 중요한 유물이 전시됩니다,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기 위해 마곡사를 찾았을 때 타고 왔다는 세종대왕연, 각종 불상과 탱화, 불경을 새긴 목판 등입니다. 금강경을 새긴 탑다라니경판, 창건부터 중수까지 사찰이 거쳐온 시간을 담은 문헌 기록, 불교 경전 모볍연화경, 작은 목불, 온 세상의 중생을 구제한다는 목어, 법고, 범종 등 사물도 있습니다.


▲ 마곡사 성보박물관



계획했던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을 행해갈 즈음 마지막 보물 영산전을 마주합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주심포식 맞배지붕으로 마곡사에서 가장 연대가 오래된 불전입니다. 실내에는 7구의 불상과 그 주위를 둘러싼 1000여 구의 작은 불상들이 앉아있습니다.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석가불을 포함한 과거 7불과 설법을 듣는 군중들의 광경이었습니다. 현판은 세조의 필적입니다.


▲ 보물 공주 마곡사 연대가 가장 오래된 영산전



태화산 대자연을 품은 공주 마곡사의 봄은 아름답고 4점의 보물을 포함한 문화재는 화려하였습니다. 시나브로 짙어지는 신록 따라 걷고 싶던 숲길이 이어지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았습니다. 그러한 봄은 5월까지 하루하루 달라지며 계속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빛을 기약한다면 공주 마곡사로 향해보세요.




마곡사
충청남도 공주시 마곡사로 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