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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디지털 노마드로서 태안에서의 3주 살기
- 작성자김**
- 작성일2023-11-16 21:35:04
- 조회수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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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한달살이라는 지원공고를 보는 순간, 설레었다.
요즘 무료함이 퍽퍽 느껴지던 내게, 일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면, 또 바다를 원없이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지원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었고, 집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나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종족으로서
오션뷰를 머금은 카페에서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계획한 여행은 3주.
어차피 일을 해야 하기에, 1주일 정도의 짧은 기간으로는 태안을 흠뻑 느끼기엔 턱없이 부족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로컬처럼 주중엔 나도 일을 하고 일을 마친 주중 저녁과 주말에는 여행자 모드로 전환해서 지내보자는 계획이었다.
서해안은 고속도로를 탈 때만 휙 지나갔지, 차분히 여행 와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거기서 태안은 예전에 기름 유출 사고가 나서 자원봉사자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쳐 바다 살리는데 동참했다는 뉴스로만 기억에 남아있을 뿐,
태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태안의 북쪽에서부터 시작한 여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은 해안선을 따라 네이버 지도를 보더라도 오션뷰를 가진 숙소가 정말 많았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도 3시간 이내의 거리인데, 인천 바다와 또 다른 평화로운 해안선.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노라면, 해수욕장이 정말 많았다. 아니 또 있다고? 또? 이렇게 생각될 정도로,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태안은 정말 와보아야 한다.
특히나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으니, 주말에 잠깐 온다고 해도, 싱싱한 해산물이며 끝없이 펼쳐진 갯벌, 정다운 갈매기들, 수심이 얕아 아이들도 뛰어 놀 수 있는 해수욕장까지,
서해 바다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가족 단위로도 연인끼리도, 바다에서는 해루질도 가능하고 또 숙소마다 바베큐가 잘 갖추어져 있으니 잠시라도 일상을 벗어나 정다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다.
디지털에 콕 박혀 일을 하는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은 바다를 한껏 볼 수 있는 오션뷰 카페들이 많다는 것.
규모도 크고 쾌적한 카페들이 정말 많다. 주차장도 넓고 대도시에서 있는 프랜차이즈의 카페가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가진 카페들이 3주가 지루하지 않게 여기 저기에서 매력을 뿜뿜하고 있다. 선택지가 많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서해이니 만큼 일몰은 어디서 본들 참 곱다. 일몰 명소인 꽃지 해수욕장이 아니더라도 만리포 전망대나 영목항 전망대까지 일몰 맛집 천지다.
바다에만 흠뻑 취했었는데, 찾아보면 태안에는 수목원도 참 많다. 민병갈 박사님이 만드신 천리포 수목원부터 청산 수목원, 안면도휴양림 수목원까지,
정말 깨끗한 자연을 가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산 구름다리도 명소이니, 바다 뿐 만 아니라 산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거기다가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모래 언덕이라는 신구리의 사구 해안도 색다른 볼거리다.
10월에 만난 첫 태안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볼거리가 풍성했고, 혼자서 사색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장소였다.
바닷가를 끼고 있어 그런지 일상에서 만난 편의점 사장님부터 펜션 사장님까지 넉넉하고 친절하셨고, 10월에도 즐길 수 있는 꽃 축제와 빛 축제로 더욱 풍성했다.
동해와 남해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서해에 처음 가보는 분이라면,
태안에 한번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느릿하게 살면서 평화로운 서해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