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한달살기] 체험후기충남한달살기 프로그램 체험 후기를 등록하는 게시판입니다.
제 목서산의 가을
- 작성자백**
- 작성일2023-11-10 22:15:22
- 조회수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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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은 이번이 겨우 두 번째 여행인데도,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이번에 서산 여행을 시작한 건 도로 양옆을 지키는 은행나무 잎들이 초록색이 더 많을 때였습니다.
거리의 현수막을 통해 알게 된 정보로, 운이 좋게도 저는 서산에서 아름다운 국화 축제를 두 군데서 볼 수 있었습니다.
개심사 국화축제와 서산 국화축제.
● 왕벚꽃과 배롱나무 명소인 개심사에서 국화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습니다.
단풍으로 살짝 물든 숲을 보며 개심사까지 올라가는 길은 운치가 있어 힘든 줄 몰랐고, 개심사 앞 연못을 보며 개심사만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심사 자체가 큰 절이 아니었기에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천년고찰의 마당에 심어진 싱싱한 국화는 사찰의 분위기를 환하게 해주었습니다. 개심사 국화축제는 부처님의 일생을 탄생부터 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 서산 국화축제는 축제가 시작되기 하루 전 날 가보았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아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습니다.
군데군데 포토존이 설치된 축제장 가득히 형형색색 고운 국화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축제장 가운데 있는 정자는 국화와 참 잘 어울렸는데, 정자를 사이에 두고 아래쪽과 뒤쪽은 완전히 다른 콘셉트라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아래쪽이 다양한 국화가 있는 화려한 콘셉트이라면 위쪽은 노란색 국화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콘셉트였습니다.
정자 위에서 보면 노란 국화 사이로 빨간색의 I ♥ U 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그 뒤로 억새 길도 이어지고요.
걷기 좋은 구기자 터널, 감성 돋는 조롱박 터널, 포토존이 있는 실내 전시장 등 축제장은 다채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 해미읍성의 가을도 예뻤습니다.
동헌 앞 키 큰 노란 은행나무는 가장 아름다운 색 옷을 입고 있어, 해미읍성에 온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순신 장군도 여기에서 열 달 간 근무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새로웠고, 천주교 신자들의 박해와 순교의 도구로 쓰인 회화나무는 아직도 위풍당당함을 지녔기에 더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까지 도와줘 읍성을 천천히 돌아보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 백제 때부터 이어진 서산의 문화유산, 보물 마애 삼존 불상을 보러 올라가는 길도 가을 빛은 고왔습니다.
마침 해설해 주시는 분이 계셔 마애 삼존 불상 안에 작게 새겨진 세 명의 부처님 형상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 볼 때는 몰랐었는데 말입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지니게 됩니다.
● 간월암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번에도 아무 계산 없이 갔지만 간월암 안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럭키!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간월암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합니다.
작은 암자지만 바다와 어우러진 이 아름다운 암자는 낙조 때도 꼭 찾아가 볼 만한 곳이라 합니다.
● 황금산에 있는 코끼리 바위는 산을 넘는 트래킹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서산의 숨은 비경입니다.
마치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처럼 보여 독특한데요,
몽돌해변과 어우러져 있어 바닷가를 걷기에도 좋고, 바다가 몽돌과 만나 촤르륵 소리를 내는 걸 듣기에도 좋습니다.
● 카페를 찾아갔다가 보물처럼 찾게 된 다올관광농원은 놀라울 만큼 관리가 잘 된 곳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실컷 구경한 곳입니다. 작은 산 하나의 올라가는 길마다 온통 꽃으로 뒤덮인 느낌이었습니다. 글램핑장이 있는 농원도 머물고 싶을 만큼 느낌 있게 꾸며져 있어 감탄하며 걸었습니다.
● 그 외에도 서산은 구석구석 깔끔하게 꾸며져 있어 가볼 만한 곳과 분위기 있는 카페와 맛 집들이 많은 곳입니다.
은행나무들이 노란색으로 빛날 때 서산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편안하게 가을과 함께 머물고 느끼며 즐겼습니다.
일상에 지칠 때, 서산에 와서 또 다른 계절을 둘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