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의 먹을거리, 맛집 탐방
최고등급의 암소한우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곳, 광시암소한우촌
예산군이 자랑하는 한우의 명가가 모여 있는 광시암소한우촌.
이곳은 예산읍에서도 20km 가량 한참을 가야 닿을 수 있는 시골이지만, 한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길가에 도열하듯 거리를 메우고 있다. 광시면민들이 유독 한우를 좋아해서 이 많은 식당들을 먹여 살릴리는 만무한 실정. 그렇다고 한우농가가 유난히 많은 한우 산지도 아니다. 광시한우촌의 고기 맛이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민은 물론 전국의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광버스만 보더라도 그 명성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광시한우타운은 1981년 김만식(현 광시매일한우타운 대표)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정육점을 하면서부터 그 명성을 태동하게 된다. 최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직접 한우를 키우고 정육점을 운영하며 식당을 꾸린 김대표는 고기를 속이지 않는 정직함을 무기로 자체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자로부터 신망을 얻는다. 처음 정육점을 시작할 때 어려움도 많았지만 20년 세월을 거치면서 사업은 번창했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광시를 한우촌으로 만들어 전국적 명소를 만들고자 했던 것. 김대표는 그의 꿈을 이루고자 예산의 우수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한우전문점 유치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가 이 사업을 시작했던 2002년 당시, 대여섯 집의 한우정육·식당이 있던 광시의 거리는 현재 23개의 한우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한우거리로 명실공히 자리 잡은 것이다.
그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하나, 고기의 질로 승부를 했기 때문이다. A+, A++ 등의 특등, 36개월 이내 한 배에 두세 마리이내의 새끼를 낳은 암소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세 배 이상의 새끼를 낳은 소는 육질이 질기고 뼈가 부실해 좋은 사골국물을 우려내기 어려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었던 것. 한우로 유명한 예산에서 품질 좋은 한우고기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 광시라는 등식은 이미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산지에서 직접 잡았기 때문에 더욱 믿음직 한 광시 암소한우는 23개의 식당 모두 경쟁적으로 고기의 품질을 최고등급으로 유지하기에 더욱 믿음직하고 맛이 있다. 육회, 소고기초밥, 간, 천엽, 간장양념을 한 소고기육사시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은 광시한우촌의 자랑. 산지가 아니고는 맛볼 수 없는 귀한음식으로 고기를 시키면 밑반찬과 함께 나온다.
한우갈비를 비롯하여 살치살, 꽃등심, 안창, 치마살, 토시살, 부채살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부위별 고기 모두 A+, A++ 등급의 광시암소한우를 값싸게 먹으려면 꼭 어느 집을 고집하여 찾아가지 않아도 좋다. 광시면 소재지에 있는 정육점에서 직접 고기를 구입하여 식당으로 가져가 구워먹어도 좋다. 손님들이 가져 온 고기를 구워먹고 식사도 할 수 있도록 밑반찬과 불판 등을 제공하는 식당을 정육점에서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원한다면 광시암소한우를 취급하는 식당을 찾아가면 된다.
매일한우타운 041-333-2604, 골드한우식당 041-333-9256, 광시신흥 정육점 041-333-8924, 삼거리정육점 041-333-0922, 만나식당 041-331-0123, 041-331-2904, 조은한우암소정육점 041-332-1027
예당저수지에서 직접 잡아 올린 참붕어의 참맛, 예당붕어찜
붕어찜을 먹으러 예당저수지로 한 번 가볼까?
한국 최대의 저수지로 명성 자자한 예당저수지는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낚시의 명소이기도 하다. 다양한 어종이 모여 살지만 예당저수지 를 찾는 강태공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참붕어. 월척을 잡기라도 한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행복을 누린다. 갖은 양념에 무청시레 기 듬뿍 넣고 붕어찜을 만들어먹기에 적당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척잡기는 그리 녹록치 않다. 이것을 잡으려면 시간도 함께 낚아야하기 때문. 다행스럽게도 예당저수지 주변에 붕어찜 요리를 하는 식당이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예산의 예당저수지 인근 마을사람들은 옛날부터 붕어찜을 즐겼다. 붕어가 많이 잡혀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 이 지방의 토속음식이 어느 때부터인가 식당의 메뉴에 오르고 고급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오래전 얘기. 예당저수지를 벗 삼아 살아 온 주민 중 손맛 좋은 어느 집이 식당을 차려 붕어찜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붕어찜은 맛도 좋지만 영양도 풍부하여 몸에 좋은 보양식이다. 아미노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회분, 칼슘 등이 풍부한 참붕어와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 칼슘 등이 풍부한 무청시레기의 환상적인 만남이 조화를 이룬 성찬 중의 성찬. 예당저수지를 그윽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 붕어찜 요리를 하고 있는 15년 경력의 민물나라 (041-333-8485), 예산군 응봉면 등촌리 341)에서 그 맛을 보았다.
예당저수지에서 잡은 월척 급 참붕어와 직접 농사를 지은 무청시레기 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이 집은 예산가든 (041-333-4473, 예산군 대흥면 노동리 81-2), 대흥식당 (041-335-6034, 예산군 대흥면 노동리 140-2)과 더불어 예당저수지를 찾아 식도락을 즐기러 온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집이다.
예당저수지의 토속음식 붕어찜은 다른 지역의 붕어찜과는 다르다. 주방에서 찜을 마치고 접시에 담아 손님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국물에 담겨 나오는 것이 특징. 무청시레기를 깔고 육수에 갖은 양념을 덮어 쓴 월척 급 참붕어를 반쯤 빠트려 손님상에 낸다. 민물새우로 맛을 내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붕어를 푹 고아 만든 육수를 써서 감칠맛을 더한다.
“포실 포실”, “쫀득”한 맛의 붕어 살은 비린내 하나 없어 질 좋은 갈치의 깊은 맛과 비교될 정도. 뼈가 강해 잔가시까지 발라내며 먹어야하는 붕어찜의 단점도 이 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살에 달라붙은 잔가시를 발라내지 않고 함께 씹어도 목 넘김이 좋다.
우리는 붕어를 푸욱 고아 낸 육수로 어죽을 끓인다우~, 민물어죽
흔히 어죽하면 잡어를 한데모아 죽을 쑤어 만든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쏘가리, 메기, 잉어, 붕어, 빠가사리 등을 푹 고아 낸 다음 쌀과 수제비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금산의 어죽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예당저수지의 민물어죽은 참붕어만을 사용한다. 붕어를 장시간 끓여 육수를 낸 후 밥과 면, 수제비를 넣고 죽을 만드는 것. 소면을 듬뿍 넣어 어죽을 만드는 것도 이 지방의 특징이다. 예산가든, 대흥식당과 마찬가지로 민물어죽 또한 민물나라의 대표메뉴이다(예약 및 문의 041-333-8485).
저지방, 저칼로리,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삽교곱창
삽교가 곱창으로 유명한 이유는 오래전부터 운영되어 온 가축도살장 이 삽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도축 부산물이 흔한 이 고장은 도살장에 서 나온 돼지곱창이 먹을 만 했던지 옛날에는 장터 주막집에 가면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 종지 나오듯 서비스로 곱창을 구워주었다고 한다. 공짜 술안주로 먹던 주막의 돼지곱창은 시간이 흐르면서 식당의 메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요리대접을 받았고, 마침내 전문식당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식당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소스를 개발하여 냄새를 잡아 냄새 없는 곱창은 유난히 고소하고 쫄깃한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저지방, 저칼로리 술안주로 제격인 곱창은 구이와 함께 전골도 함께해야 제맛. 곱창으로 유명한 삽교를 찾아온 식도락가들은 구이와 전골을 곁들이며 식도락을 즐긴다.
삽교곱창은 할머니곱창(041-338-2641)이 유명하지만 삽교에서는 곱창이 워낙 오랜 전통의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아서 맛은 평준화 되어있는 편이다. 할머니곱창과 더불어 삽다리곱창(041-338-5060) 과 신창집(041-338-2357)도 곱창요리로 뒤지지 않는다.
맛깔스러운 자연의 밥상, 산채정식
덕숭산 수덕사 관광단지에서 산속으로 살짝 벗어난 ‘그때그집’은 산채정식으로 유명하다.
강원도 산골에서 공수하고 예산의 산야에서 채취한 나물로만 한상 차려내는 이 집의 산채정식은 들기름, 참기름, 콩기름을 이용해서 맛을 내고 집에서 직접 담은 간장, 고추장, 된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특징. 나물 자체의 고유한 맛을 살리면서 그 나물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손맛을 더했기 때문에 입에 닿는 느낌이 산뜻하고 오묘한 자연의 맛이 혀끝에 전달된다. 참으로 맛깔스러운 자연의 밥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니 목 넘김도 좋은 이 집의 산채정식에서 눈여겨 볼 것은 더덕구이다. 먹기 좋게 조각 낸 더덕에 양념을 하고 석쇠에 구워 낸 더덕구이는 더덕고유의 맛과 불 맛이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 밥도둑 반열에 올려도 좋을 만큼 유별난 맛을 내는 이 음식은 술안주로도 적당하다. 이 집 더덕구이 맛의 비밀은 주인의 손맛도 손맛이지만 저장의 방법도 한몫을 하고 있다. 수분의 증발과 향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땅에 묻어두고 당일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는 지혜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상에 오르는 13~15가지의 나물반찬은 1년 치를 미리 확보해놓고 쓰기 때문에 이 집의 창고는 나물로 가득 차 있다. 예산에서 구하기 어려운 나물 곰취, 곤드레, 어수리치 등은 강원도산을 고집한다. 냉이, 두릅은 염장을 하여 일 년 동안 쓰는 것을 비롯하여 고사리, 오가피, 취나물, 치커리 등은 예산의 산야에서 수백 근 채취 해 와서 저장해놓고 쓴다(예약 및 문의전화 041-337-6633).
추사 김정희 선생의 밥상이야기, 추사한정식 월정
추사한정식은 추사 선생이 즐기던 음식의 식재료를 주제로 차려낸 밥상이다.
이 밥상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서 음식상의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꼭 누군가의 감수가 필요했다. 특정인물의 이름을 원용하는 것은 어쩌면 개인 신상은 물론 그 인물의 집안에 의해 곤욕을 치를 수도 있지만 예산군에서 군의 대표음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그럴 일은 없을 터. 다른 이유가 있다.
추사 전문가로 이름 난 혜민스님의 인정을 받아야 추사한정식이 비로소 빛날 수 있다는 것이 주방장의 지론. 식당이름 월정을 추사체로 써 주십사 주방장은 혜민스님께 청을 드리기에 이른다. “추사 선생님이 얼마나 미식가인데 누가 감히 추사음식을 해.” 돌아 온 것은 나무람 뿐 글씨를 받을 수는 없었다.
이후 “추사밥상은 스님께서 정말 잘 아시겠구나” 생각한 주방장 (차경자 50)은 스님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면 추사밥상은 없다는 심정으로 삼고초려 끝에 글씨를 받았다. 세 차례 음식을 스님께 차려드리고서야 허락을 받아낸 것. 글씨를 써주기로 허락하는 자리에 서 스님은 “이집의 도라지반찬은 추사선생 제사상에 꼭 올려놓고 싶군.” 하며 솜씨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사선생의 식성을 잘 아는 스님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정성들인 밥상은 비로소 예산이 자랑하 는 한정식으로 그 이름을 올리게 된다.
‘추사한정식 월정’은 예약을 하고 가지 않고는 밥을 먹을 수 없다. 이유는 세가지. 첫째는 손님한테 나가야할 음식에 정성을 쏟지 못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장 담그고 농사지으며 식당을 운영하기 때문이고, 셋째는 값이 비싼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많이 드시도록 푸짐한 상차림을 하기 위해서이다.
추사선생이 좋아했던 음식으로 부추, 도라지, 돼지고기, 은어를 꼽는데 문헌에 기록된 대로 상차림을 구성했다. 문헌에는 없으나 고등어는 선생이 제주도 유배 시 즐겨먹었음직한 생선으로 추정하여 상에 올린 것. 그리고 은어는 구하기가 어려워 기수역에 사는 은어와 비슷한 맛을 내는 제주옥돔으로 대신한다. 여기에 쓰이는 고등어와 옥돔은 제주도 의 수산전통식품 이영자 명인이 만든 것만 쓴다.
식전 음식으로 알찜(계란찜)이 먼저 나오는데 알이 떨어졌을 때는 호박죽이 나온다. 알찜에 사용되는 계란은 이 집에서 직접 기른 닭이 자연수정을 하여 낳은 것이다. 계란뿐만 아니라 이집 대부분의 음식은 직접 농사를 짓거나 이웃 등지에서 농사지은 식재로만 사용한다. 굴, 바지락, 낙지 등의 해산물은 인근지역인 홍성, 당진, 보령산을 써서 로컬푸드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명품밥상을 완성하기 위해 제주산만 은 예외다.
추사한정식을 구성하는 음식 중 부추돈말이와 잡채가 눈길을 끈다. 추사선생이 즐겼다는 돼지고기와 부추는 부추를 수육에 “돌돌” 말아먹는 것이 특징. 찰떡궁합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돼지고기와 부추가 잘 어울린다. 다음으로 잡채는 한식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흔히 잡채하면 당면이 주 재료가 되는 음식을 떠올리지만 전통한식에 서는 고기와 야채를 섞어 볶아 낸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 소고기, 부추, 매운고추, 4가지 버섯류(새송이, 목이, 팽이, 표고버섯 등)가 재료로 쓰인다. 이때 버섯은 인근 버섯재배 농가에서 직접 사들여 쓴다. 그밖에 황태구이, 낙지볶음 등의 요리에는 총총 썬 부추를 고명으로 얹는다.
다음으로 눈여겨 볼 것은 모듬전. 녹두전, 호박전, 동태전 등 세가지 전이 나온다. 그 중 녹두전은 만두속처럼 고기, 고사리, 도라지, 숙주 등을 잘게 썰거나 갈아서 녹두가루로 반죽을 하여 만든 이북식. 국물 많고 삼삼하게 담은 이북식 김치와 같이 먹으면 맛의 풍미가 훨씬 살아난다.
된장, 고추장, 간장은 이 집에서 직접지은 농산물로 직접 장을 담는다. 식당에서 쓰기에는 넘쳐 보이는 장독대가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것은 전통장류를 팔고 있기 때문. 그렇다보니 장아찌의 맛도 예사롭지 않다. 추사한정식에 반찬으로 오르는 더덕장아찌와 매실장아찌는 감칠맛이 돋보이고 두부와 바지락에 애호박이 들어간 된장찌개 또한 전통장류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예약 및 문의 041-338-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