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광천시장에 도착하니 힘든 운행 길 만큼이나 기쁨이 배가 되었다. 토굴의 새우젓과 김 가게가 줄지어 서있는 시장의 광경을 아들은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즐거워했다. 홍성의 명소인 오서산에서 하루 밤을 자면서 까마귀가 많다는 산의 전설을 읽고 정상의 갈대밭을 카메라에 담느라 남편도 아이마냥 신이 났다
.
오서산에서
5월의 이응노 선생님 생가에서 열린 사생대회에 아들과 참석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푸르른 잔디 위에 200 여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아들도 무슨 화가가 되는 양 열심히 그렸다. 자폐라서 그림실력이 부족하여서 심사위원이 아들을 낙선 시켰다. 그런데 아들이 상을 받아야 한다고 회장님 뒤를 따라다녀서 드디어 입선의 상을 얻어냈다. 도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계속 그림 공부를 하는 아들이 이응노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화가로 자라나는 꿈을 나는 열심히 꾸고 있다.
10월에는 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홍동마을의 교육공동체 견학을 갔었다. 마을에서 빵을 굽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는 모습이 많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에도 잡지에서 두 번이나 더 홍동마을의 기사를 접하게 되어서 친근함을 많이 느꼈다. 홍동마을의 마을교육이 주변의 관심을 받는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 꿈이 자라는 뜰”을 운영하시는 젊은 농민의 열정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졌다. 나중에 아들과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꿈도 있다.. 올 한해 홍성에서의 추억이 아들의 감성의 한자락을 풍성히 해 주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